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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23 00:00

영훈이의 읽기(퍼온글:영훈이 아빠가 쓴글)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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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나 봅니다. 영훈이가 드디어 한 학년 낮추어 4학년에 편입하였습니다. 그토록 오랜 날, 영훈이를 특수반에, 아니 심지어 특수학교에 보내자는 아내의 말을 하나님께서 그 수많은 분들의 기도를 무시하고 영훈이에게 대충 회복시키실 리 없다는 제 ‘배째라식’의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었습니다. 이제 사고난지 5년여, 그동안 영훈이와 날마다 치료와 학업보충을 병행해야 했던 아내의 말을 더 이상 믿음으로 밀고나가기에는 한계가 왔나봅니다. 아내 역시 제 마음을 아는지라 마지막까지 영훈이가 진급해야할지, 유급해야할지를 학교측과 상의하여 결정하겠다고 하였는데 결국 이사야의 입을 빌어 영훈이에게 진급해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기도의 응답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영훈이의 새로운 한국의 학교생활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 제 인생의 ‘설마’하는 의심이 결국 하나님의 보좌를 흔드는 기적으로 이뤄지지못했나 하는 안타까움도 가득하지만 또 한편으로 하나님의 기적을 인간의 눈으로 기대할 수 없는 체념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주님의 뜻을 찾고자합니다.

성경에 가장 위대한 두 가지의 기도는 히스기야왕의 눈물의 기도(왕하 20:1-11;이사야 38장)와 다윗의 아들을 위한 기도(삼하 12:12-13)입니다. 전자의 기도는 눈물로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여 죽을병에 든 히스기야에게 죽음의 예언을 마친 이사야가 돌아가는 길에 하나님의 응답으로 15년을 더 살게 된 기적의 기도였습니다. 반면 후자의 기도는 다윗왕이 눈물로 밧세바와의 간음을 회개하며 하나님께 매달린 기도로 아들이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이 무너지고 결국 기적은 이뤄지지 않고 ‘주님의 뜻대로 되어지이다’로 끝나버립니다. 다윗의 확신에 찬 결사적인 눈물의 기도를 외면하셨던 하나님은 철저하게 기도의 원인과 증상을 확실하게 하신 분입니다. 우리는 흔히 기도를 함에 현재의 증상에만 매달려 하나님의 기적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원인이 잘못되어 발생한 증상은 아무리 기도해도 끝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다윗의 기도에서 찾아봅니다. 돌이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으로 영훈이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최선을 다한다고 하면서도 늘 집중하지 못하는 아들과 보다 확실한 개인과외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나 자신을 뒤로한 채 하나님께만 매달린 제 자신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처절한 다윗의 기도가 있고서야 하나님이 솔로몬이라는 역사 속의 걸물을 허락하신 것처럼, 원인이 잘못된 채 증상만을 가지고 호소하였던 제게 하나님께서 새롭게 펼치실 기적을 기대해 봅니다. 늘 넘어지고서야 하나님의 손길을 잡을 수밖에 없는 저로 인하여 영훈이가 힘겨운 아우들과 학교생활에서 펼쳐질 갈등을 어찌 해결할 지 두렵고 떨리기만 합니다. 10분만 공부하자고 붙잡아도 힘겨워하는 영훈이가 언제쯤 마음껏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혼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까요? 그러나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영훈이는 비록 하나님께만 맡기고 무조건 고쳐달라고 응석부리는 제게 새로운 희망을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응답아닌 응답을 받고 오히려 죽은 아들로 인해 찬양한 다윗처럼, 분명히 지금은 뒤로 물러선 듯 안타까운 영훈이의 기적아닌 기적의 시간이 햇살 찬란한 벅찬 감동처럼 이야기할 날이 되어 돌아올 것으로 믿습니다. 수많은 눈물의 고비를 돌아설 때마다 그 아픔의 눈물을 기쁨의 눈물로 바꾸어주신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향기처럼 영훈이의 영혼 가득차길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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