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09-10-10 00:00

밤에 만나는 사람들

손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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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연탄을 피웠습니다. 잊지 않고 고구마도 구워 먹었지요. 한 낮 햇살은  곡식들을 익히는데도 집안은 썰렁하여 불을 지폈습니다. 밤마다 쓰레기장을 돌다 보면 같은업(ㅎ) 을 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일을 처음 시작 할 때는 빈 박스만 모았습니다. 

그게 돈이 되는지도 모르면서 찬양을 하며 쓰레기장을 돌았지요. 조수로 따라 다니던 딸이 농담삼아 한마디 합디다. 고급인력을 똘똘이를 끌게 한다고요. 제 딸은 선교사님 자제분과 같은 대학 졸업반입니다. 

똘똘이는 몇 년전 초보운전 때 가스배달하는 똘똘이를 제차가 좀 부셨습니다. 그 똘똘이 값을 돈으로 주고 똘똘이는 제것이 되었지요. 튼튼해서 제법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 맘에 들지만, 똘똘이 무게가 (가스배달용이라) 만만찮아 사실 오르막에는 좀 애를 먹입니다. 

그럴 때 마다 네팔의 영봉을 등반한다 생각하지요. 참 좋으신 하나님께서 등반훈련을 시키시는데 할렐루야로 순종합니다. 그날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서 보니 5미터 전방 쓰레기장에서 포터에 높다란 널판지를 댄 전문가가 먼저 쓰레기장을 접수하고 있는겁니다. 

순간 갈등이 생겼죠. 늘 당당하던 제가 첨으로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트럭은 아닐망정  손수레도 아니고 똘돌이라니. 소풍갈 때 남들은 대나무 바구니나, 아이스박스에 점심을 싸 와도 전 씩씩하게 보자기에 고구마와 땅콩을 싸가던 자존심이 무너질 지경이었습니다. 한 5분을 망설였죠. 그냥 되돌아 내려 갈까 하다가 똘똘이를 끌고 유유히 트럭 옆을 지나 다음 쓰레기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 트력 주인은 그곳을 사수하고 다시 제가 막 박스하나를 절개하는 찰라 제 앞에 그 차를 파킹 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탕자 한사람을 만나는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 된 것입니다.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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