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08-09-20 00:00

할수없다란 생각만 않는다면..(퍼온글)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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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다는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영국 BBC3 채널의 한 프로그램에 여덟 명의 모델 지망생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장애인이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휠체어를 타야하거나 의수를 착용한 사람, 말을 전혀 못 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패션모델을 선발하는 리얼리티 쇼이었기 때문입니다.

금년(2008) 7월 한 달 동안 방영한 된 이 채널의 쇼의 제목은 '브리튼스 미싱 톱 모델(Britain’s Missing Top Model)'이었습니다. 신인 모델을 발굴해 에이전시와의 계약하거나, 잡지 모델로 데뷔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화보 촬영과 캣워크(패션무대 워킹) 등 한 달에 걸친 경쟁 끝에 지난달 31일 우승자가 결정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는 켈리 녹스(여, 23)였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패션잡지 ‘마리클레르’ 영국판 9월호 커버 모델이 되었습니다. 잡지 출간에 맞춰 데일리 메일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켈리와의 인터뷰를 잇달아 실었습니다.

데일리 메일 인터뷰에서 켈리는 "프로그램 지원자 모집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정작 나는 장애를 의식하지 않는데, 사회가 내게 장애인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는 걸 방송 출연 뒤 알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어머니 재키는 집에서 장애(disability)란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딸을 배려하며 양육했습니다. 어머니가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하도록 가르친 덕에 그녀는 어려서부터 옷을 혼자 입고 식사도 한 손으로 거뜬히 해냅니다. 다섯 살 땐 한 손으로 자전거 타는 법도 배웠습니다. 그녀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곱 살부턴 거추장스럽고 무겁다며 의수를 벗어 버리고 왼팔을 그냥 드러낸 채 다녔습니다.

"클럽에 춤을 추러갈 때도 민소매 옷을 입는다. 팔 끝을 가리려고 펄렁거리는 긴 소매를 입는 건 불편한 일이다. 장애란 게 창피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사람들이 한 번 더 뒤돌아보지만 상관없다."

방송 덕에 '장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는 그는 이를 계기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더욱 넓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장애를 가진 출연자들과 생활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두 팔을 다 가졌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오히려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우승 뒤 켈리는 영국의 '테이크2 모델 매니지먼트'와 계약을 맺고 '마리클레르' 화보를 촬영했습니다. 화보에서 그는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짧고 뭉툭한 왼팔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패션계에서 켈리의 등장이 과연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켈리는 "내가 좋은 선례가 됐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며 "할 수 없다는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뭐든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내가 증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중앙일보 08/08/08 기사 참조)

장애를 의식하는 선입관이 사람을 가두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장애 아닌 사람이 없습니다. 외관적인 장애만이 장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장애인이라도 나는 할 수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길이 열릴 것입니다. 패션계에서 켈리이 등장한 것은 그 가능성을 실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막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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